서류를 만든 사람은 따로 있고, 나는 건네받은 그 서류를 어딘가에 내기만 했다면 어떻게 될까요. 직접 위조하지 않았으니 사문서위조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형법은 위조된 문서를 쓰는 행위를 만드는 행위와 나란히 따로 정해 두었습니다. 이 글은 제출만 한 사람에게 무엇이 쟁점이 되는지, 그리고 핵심이 되는 '위조 사실을 알았는가'가 어떻게 판단되는지 살펴봅니다.
쓰는 행위만으로 성립하는 조문이 있습니다
형법 제234조는 제231조부터 제233조까지의 죄로 만들어진 문서, 도화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행사한 사람을 그 각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합니다. 이 조문은 그 문서를 누가 만들었는지를 묻지 않습니다. 사문서위조를 직접 하지 않았더라도, 그렇게 만들어진 문서를 쓴 사람에게는 이 조문이 따로 적용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대상도 넓습니다. 권한 없이 만들거나 고친 사문서뿐 아니라, 남의 자격을 빌려 작성한 문서, 위작·변작된 전자기록, 의사 등이 허위로 작성한 진단서까지 모두 이 조문의 행사 대상에 들어갑니다.
'행사'는 무엇을 말하나
행사란 위조된 문서를 진짜인 것처럼 사용하는 것입니다. 기관이나 회사에 제출하는 것이 대표적이지만, 상대에게 내보이는 것, 우편이나 메일로 보내는 것, 상대가 볼 수 있는 곳에 놓아두는 것도 여기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상대가 실제로 꼼꼼히 읽었는지보다 그 문서를 알아볼 수 있는 상태에 두었는지를 기준으로 본다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원본이 아니라 복사본을 냈더라도, 복사기나 팩스로 만든 사본을 문서로 보는 제237조의2가 있어 행사의 대상에서 빠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받는 사람이 이미 위조된 문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 예컨대 함께 계획을 세운 사람에게 보여 준 경우라면 진짜처럼 쓴 것이 아니어서 행사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됩니다. 형법 제235조는 이 행사의 미수도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어, 보내려다 중간에 멈춘 경우에는 어느 시점에서 멈췄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판단의 중심은 '알고 있었는가'입니다
행사가 성립하려면 그 문서가 위조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 진짜처럼 썼어야 합니다. 정말로 몰랐다면 이 조문을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확실히 알지는 못했더라도 위조일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그대로 냈다면 알고 있었던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알았는지는 마음속 일이라 정황으로 판단합니다. 자주 살펴지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그 서류를 누구에게서, 어떤 경위로 받았는가
- 건네받을 때 어떤 설명을 들었는가
- 이상하게 볼 만한 점이 있었는가 — 발급처가 아닌 사람이 전달했거나, 원본 대신 사본만 주었거나, 확인할 틈 없이 급히 내 달라고 했는지
- 내기 전에 진짜인지 확인해 보려 했는가
예를 들어 지인이 대출 서류에 붙이라며 재직증명서를 건넸는데 회사 이름이나 직인 모양이 평소와 달랐던 경우를 생각해 보면, 그 이상한 점을 알아챘는지와 그런데도 왜 그대로 냈는지가 핵심 질문이 됩니다. 반대로 전혀 의심할 만한 사정이 없었다면 그 사정을 보여 주는 대화와 전달 경로가 중요한 자료입니다.
사문서위조 사건에서 "받아서 냈을 뿐"이라고 설명해야 하는 처지라면, 서류를 받은 날짜와 장소, 건넨 사람과의 관계, 받은 직후 나눈 대화를 시간 순서대로 적어 두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기억에만 기대어 설명하면 조사에서 앞뒤가 흔들리기 쉽고, 작은 어긋남이 알고 있었다는 의심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만든 사람과 미리 의논했다면
제출한 사람이 처음부터 위조 계획을 알고 역할을 나눠 맡았다면 사정이 크게 달라집니다. 서류를 만든 것은 다른 사람이어도, 함께 계획하고 제출을 맡았다면 위조 자체에 대해서도 함께 책임이 검토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언제부터 그 계획을 알았는지, 만드는 과정에 의견을 내거나 자료를 건넨 적이 있는지가 중요한 확인 사항이 됩니다.
진짜 문서를 남이 쓴 경우는 다른 조문입니다
위조되지 않은 진짜 문서를 권한 없이 쓰거나 원래 용도와 다르게 쓴 경우는 행사가 아니라 형법 제236조의 사문서 부정행사가 검토됩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에게 발급된 진짜 확인서를 마치 자기 것인 양 내는 경우입니다. 그래서 제출만 한 사건에서는 먼저 그 서류가 위조된 것인지, 진짜이지만 남의 것인지를 가려야 적용 조문이 정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받은 서류를 봉투째 전달하기만 한 심부름이었다면요?
A. 내용을 볼 수 없었고 위조 사실을 알 만한 사정도 없었다면 행사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무엇을 전달하는지 알고 있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므로, 심부름을 부탁받은 경위를 메시지 그대로 보관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Q. 낸 뒤에야 위조된 서류라는 것을 알게 됐다면요?
A. 낼 당시 몰랐다면 그 제출은 고의가 없는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알게 된 뒤에도 같은 서류를 다시 쓰거나 진짜라고 계속 주장한다면 그 뒤의 행동이 새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위조 사실을 처음 안 날짜와 경로, 그 이후의 대응을 메모로 남겨 두는 편이 좋습니다.
정리
제출만 했다는 사실은 사문서위조 사건에서 책임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행사 조문이 따로 검토된다는 뜻입니다. 결론을 가르는 것은 낼 때 무엇을 알고 있었는가입니다. 만든 사람 쪽의 쟁점은 만들기만 한 경우를 다룬 문서에서, 그 밖의 질문은 첫 화면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형법 제231조·제232조·제232조의2·제233조·제234조·제235조·제236조·제237조의2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10-20 확인